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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안미경의 심리칼럼] 부부의 세계, 사랑의 민낯과 관계의 이면 날짜 2020.05.26 13:28
글쓴이 예담심리상담센터 조회 604


부부의 세계, 사랑의 민낯과 관계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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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사랑은 두 사람이 하나가 되고자 하는 환상에서 시작된다. 결혼에 방점을 찍으며 그 사랑이 완성된다 여기지만 이는 착각이다. 부부가 되면서부터 두 사람은 수많은 내적인 이별과 서로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끊임없는 인내의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부부라는 관계의 실체는 발레리나의 발처럼 결코 곱거나 아름다울 수 없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을 정면 돌파 중인 JTBC '부부의 세계'는 그런 남녀관계의 복잡다단한 심리적 내면을 집요하게 헤집으며 밀도 높은 몰입감을 자아내고 있다. 29%를 훌쩍 뛰어넘은 역대급 시청률은 성과 사랑이 중년부부에게 얼마나 중요한 핵심 화두인지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드라마에서 지선우(김희애)와 이태오(박해준)는 각자의 위치가 선명하게 대비된다. 능력있고 반듯한 아내와 무능력하면서도 유책배우자인 남편이다. 이들의 사랑은 각자의 입장에서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그 환상은 현실 앞에서 산산조각이 난다. 이태오와 결혼한 여다경(한소희) 역시 완벽한 가정을 꿈꾼다. 전처 사이에서 난 아들 준영(진진서)까지 데려오지만 결국 등을 돌리는 아이를 보며 자신의 불안한 관계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마냥 좋기만 하거나 반대로 나쁘기만 한 관계는 없다. 상대를 좋기만 한 대상으로 여길 때 관계는 갈등과 파괴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누군가를 이상화할 때 양가감정, 즉 좋으면서도 동시에 싫은 마음은 견디기 힘들어진다. 완벽한 부부는 한마디로 비현실적인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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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관계에서의 갈등 원인과 결과를 분석한 헨리딕스(Henry Dicks)는 커플의 갈등양상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그 세 가지는 파괴, 불만스럽고 갈등에 가득찬 평형관계 유지, 그리고 갈등 해결이다. 지선우와 이태오의 갈등은 파괴를 향해 질주해왔고 이태오와 여다경은 불만스런 평형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랑'으로 관계를 맺는 데 필요한 중요한 능력은 사랑과 미움의 통합이다. 정신분석 분야에서는 이를 '리비도'와 '공격성'으로 표현한다. 결혼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수다. 이는 관계의 속성인 좋아하는 마음과 걷어차고 싶은 마음을 아울러 잘 수용할 수 있게 한다.

사랑한다는 것은 어린아이 시기에서 벗어나 성장하고 독립적이 된다는 의미다. 어른이 되면 사랑과 성적 만족을 동시에 주고받을 수 있는, 서로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나 어른이 되지 못하고 미숙한 상태에 머물거나 자기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만족하며 집중하게 되면 서로를 침해하고 자유를 억압하게 된다. 자칫 상대에 의존하기보다는 독선적인 요구를 하며 크게 분노하기도 한다.

사랑하는 관계라고 해서 그 속에 사랑만 담겨있지는 않다. 사랑만으로 관계가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역설적으로 서로의 공격을 견디어낼 때 이들의 관계는 더욱 깊고 풍성해진다. 그렇다면 불륜도 견뎌야 하는 공격일까.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견디기 어려운 갈등이 유발되면 관계가 깨질 위험 때문에 위협이 되기도 한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부도덕한 남편을 정리하고자 나선 지선우나 다시 받아들인 고예림(박선영), 그리고 남의 남편을 빼앗은 여다경. 부부의 세계는 사회문화적 잣대와 통념으로만 헤아리기엔 때로 너무 깊고도 복잡오묘하다.

안미경(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 Phd.)

** 위 내용은 브릿지경제 [브릿지 칼럼]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200510010002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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