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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안미경의 심리칼럼] 뻔뻔함의 긍정성 날짜 2023.06.23 20:16
글쓴이 예담심리상담센터 조회 96


때론 뻔뻔해지자


타인으로부터의 싫은 말이나 뒷말에 대해 지나치게 거부감을 가지며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남에게 싫은 소리 듣는 일은 삼가는 게 당연하지만 이들은 남들에게 원망을 사거나 미안한 행동은 일절 하지 않으려고 과도하게 애쓴다. 겉으로는 대인관계가 무난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통하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완벽주의적 성향과 지나친 예민함을 탑재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내면이 그리 편하거나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불면이나 화병 또는 억울함에 짓눌려 있다. 자신의 불편한 부정적인 감정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모두 자기 안으로 쓸어 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타인을 서운하게 했을 때 부정적인 평가를 받게 될 것에 대한 불안이나 부정적 감정표현은 예의 없는 행동이라는 비합리적 신념이 있다.

남에게 받은 만큼 또는 그 이상을 꼭 갚아야 하는 사람도 이와 비슷하다. 깔끔한 성향이라 볼 수 있지만 남에게 조금치의 헛점도 보이지 않고자 하는 강박적 마음에 가깝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일상의 다른 영역에서도 자신을 완벽하게 커버하고 싫은 소리를 듣거나 사과해야 할 상황을 안 만들기 위해 필요 이상으로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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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편은 아내와 의견이 다르면 싸움을 일으키지 않으려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혼자서 계속 고민한다. 혼자 친구들과 여행을 간다든가 주말에 골프약속이 있으면 가족에게 말 꺼내기 힘든 게 사실이다. 결국 말할 기회를 놓치고 막판에 주섬주섬 얘기하지만 아무리 좋게 얘기해도 아내에게는 일방적인 통보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싸우지 않으려고 얼마나 고심했는지만 읍소한다. 또 어떤 여성은 친정식구들에게 몰인정하다는 말을 듣게 될까봐 자신의 신혼집에 걸핏하면 밤늦게 찾아와 새벽까지 하소연을 하는 언니들의 온갖 갈등을 중재하느라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다.

우린 누구나 다른 사람을 서운하게 할 수 있고 약속을 못 지킬 수 있으며 미안한 짓을 할 수 있다.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계속해서 남의 눈치를 보며 나를 누르고 살아가게 된다. 잘 산다는 것은 예쁘고 착하게 사는 게 아니다. 잘 적응하는 것이고 그래서 살아남는 것이다. 그러려면 자기 것을 지킬 줄 알아야 하고 때론 미안한 짓도 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요구와 기대를 거절할 줄 모르고 좋은 사람으로만 보이고 싶은 사람들은 예의나 도리, 올바름에만 집중한다. 이들은 남을 실망시키고 그들의 기대를 저버리게 되면 자신이 외면당하거나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무의식적 불안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이를 상쇄시키기 위해 계속 다른 사람이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키려 애쓴다.

관계를 맺다보면 자연스레 갈등이 생겨난다.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관계가 돈독해지며 적절한 경계도 생긴다. 때로 내가 갈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스스로도 타인에게 미안한 짓이나 얌체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하고 종종 실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용서하고 감내할 수 있다. 정말 잘 지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때로 뻔뻔하게 부족함을 보여줘도 좋다. 오히려 매력이 될 것이다.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대표·교육학 박사


** 2023.5.11. 브릿지경제 '브릿지칼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https://www.viva100.com/main/view.php?key=2023051001000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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