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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안미경의 심리칼럼] 자살예방, 턱없이 부족한 전문관리팀 날짜 2019.09.04 16:32
글쓴이 예담심리상담센터 조회 534


[안미경의 심리칼럼] 자살예방, 턱없이 부족한 전문관리팀

경기가 반토막이다. 생계위협에 따른 고통이 만만치 않다. 원치않는 퇴직이나 영업부진으로 가장들의 심리적 부담이 커지면서 자살률이 더 늘어날까 걱정이다. 지난 5월 의정부와 시흥에서 각각 일어난 일가족 사망사건에 이어 6월에 시흥에서 또다시 일가족이 숨진채 발견되는 등 부채로 인한 사망사건이 연일 이어지는 것을 봐도 그렇다. IMF때 경험했듯이 직장을 잃고 소득이 끊기거나 급격히 줄어들면서 채무에 쫒기게 되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울이 자살행위로 이어지곤 하기 때문이다.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도 극단적인 행위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나라의 한해 자살시도자는 33만 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자살시도자의 자살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25배에 달한다. 자살시도자 35.2%는 과거에 자살시도 경험이 있고, 16.4%는 첫 시도 후 6개월 이내에 다시 시도하려 마음먹는다.

정부가 2013년부터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을 시작한 것은 이 때문이다. 응급실에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를 설치해 자살시도자를 관리하는 것이다. 응급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정신전문간호사, 사회복지사로 이뤄진 전담팀은 응급실로 들어오는 자살시도자를 입원 중에 바로 상담을 시작하고 퇴원 후에도 전화나 방문상담을 하며 복지서비스나 복지기관에 연계해 재시도를 예방한다. 자살지도자의 가장 큰 애로사항인 진료비를 지원하고 생계비나 주거지원도 관련기관에 연계해주고 있다.

이같은 밀착관리 시스템은 자살 고위험자들을 직접 접촉하고 지원하기 때문에 자살예방효과가 높다. 복지부에 따르면 14.6%의 자살시도자가 이후 자살로 숨졌으나 상담을 받은 경우 5.9%로 사망률이 떨어졌다. 자살 고위험자도 첫상담에서 15.6%였으나 4회째 상담에서는 6.3%로 주는 등 상담횟수가 늘수록 자살위험도가 낮아졌다.

하지만 전담팀의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수혜기회는 너무 적다. 전담팀의 도움을 받은 사람은 자살이나 자해시도자 2만 8278명(2017년 기준) 중 4024명에 불과하다. 2018년 기준 전국 402개의 응급의료기관 중 위기대응센터 전담팀이 설치된 곳은 13%(52개)다. 자살시도자 100명 중 87명은 전담팀이 없는 응급실로 이송되어 상담 등의 사후관리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에 63억원을 배정하고 참여 응급실을 63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지만 전체 응급실의 15.7%에 불과해 나머지 병원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된다.

전담팀의 근무여건도 열악하다. 전담간호사와 사회복지사는 전원 계약직이다. 병원에서는 예산확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들의 정규직 채용을 꺼리다보니 호봉 변화도 없고 환자관리도 맥이 끊긴다는 하소연이 흘러나온다. 자살예방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전문인력은 직업적 안정성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정책효과가 입증된 만큼 과감한 예산 투자로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하지만 찔금찔금 이뤄지는 예산배정으로 자살시도자 사후관리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우리는 15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 1위라는 오명에서 못벗어나고 있다.

예담심리상담센터 안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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