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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칼럼][안미경 소장의 이런심리] 명절에 필요한 한마디, "그랬구나! 날짜 2016.02.10 13:57
글쓴이 예담심리상담센터 조회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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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섭식장애로 내원해 가족상담을 받던 여대생이 있었다. 어릴 때부터 영민하고 예쁜 외모라 주변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유학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휴학 후 귀국한 그는 외박과 가출, 자살시도 등을 일삼으며 무기력하게 지내고 있었다.

그녀의 무절제한 생활에 너무도 실망하고 화가 난 부모는 그녀가 무엇이라도 하길 원했지만 정작 그녀가 하려는 일에 대해서는 지지해주지 않았다.

 

친인척이 모이는 명절은 어린 그녀에게 어떻게든 피하고픈 가장 두려운 자리였다.

언제 복학하냐, 그럼 뭐하면서 지내냐, 알바라도 하지 그러냐, 어디가 아픈거냐, 아픈 건 언제 낫는거냐….

 

친척들의 반가운 인사와 관심이 백수인 그녀에겐 차가운 비웃음으로 읽혔고 아픈 그녀에게 무서운 화살처럼 꽂혔다.

학교도 일도 안하면서 지내는 게 힘들거나 외롭진 않은지, 지낼만 한지, 그냥 그렇게 들어주면 좋을 것을.

가정법원에 이혼접수를 하러 온 부부들을 상담하다보면 고부갈등이 이혼사유인 경우를 종종 만난다.

부부간엔 별 문제 없는데 시댁과의 불화가 문제란다. 단순히 일이 많아서 불만이 아니란다.

 

명절 때마다 교묘하게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시키면서 끼워주지 않다가도 부부관계까지 물어오며 훅 들어오는 시어머니의 태도에 더 이상 시댁과의 관계 유지가 힘들다고도 했다.

아내가 시댁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여러해 시모 칠순 잔치까지 불참하게 되자 참아오던 남편이 폭발하면서 순식간에 부부관계에 빨간 신호등이 켜졌다. 쉽지 않은 일이다. 

또다시 설이다. 한복을 다리고 빳빳한 지폐를 세뱃돈으로 마련해 두고 윷놀이 음식과 선물 준비로 들썩이는 명절이 코앞이다. 하지만 명절이 다가올 때마다 모두가 흥겹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단순히 며느리의 명절 스트레스 증후군 얘기가 아니다. 명절은 여럿이 모이는 자리. 당연히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기 마련이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다.

그래서 그동안 서로 지낸 얘기들을 나누다보면 때론 지나친 관여로 상대방의 마음을 건드리고 만다. 즐거워야 할 명절을 피하고픈 이유다. 

“그 좋은 직장을 왜 나온다고 그러냐, 네가 몰라도 뭘 한참 모른다.” “유학은 무슨 유학이냐 결혼이나 해라. 그러다 혼기 놓치면 어쩌려고 그러냐?”

말하는 사람에게는 관심의 표현이며 자기생각 혹은 삶의 연륜에 빗댄 진심어린 충고다. 하지만 정작 듣는 이에겐 전혀 고맙지도 따뜻하지도 않은다.

 

어느 한쪽을 무조건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유독 너와 나의 경계가 부족하다. 네 것이 내 것이고 내 것이 곧 네 것이다.

부모자식 간 경계도 마찬가지여서 자식이 분가했어도 내 집처럼 부모가 드나들고 성인이 되었어도 부모에게 용돈이나 생활비 타쓰는 데 부끄럼이 없다.

그러다보니 네 일에 대해서도 내 일처럼 왈가왈부한다.

 

네 의견과 내 의견의 차이에 대한 인식은 없고 내 말을 안듣는 네가 있을 뿐이다.

유교적 사고방식이 뿌리깊다보니 종종 웃어른에 대한 공경과 아랫사람에 대한 관심이 왜곡돼 일방적인 수용과 순종이 은연 중 강요되기도 한다.

불편한 대화는 불편한 관계를 만들고 거리를 생겨나게 한다. 화목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에 있다.

평가와 비판을 내려놓아야 온전히 상대를 수용할 수 있다. 자신 기준을 내려놓고 상대의 기준과 가치에 귀기울여보자. 긴 말 필요 없다.

그냥 “그렇구나” 혹은 “그랬구나” 한마디면 된다.

글 안미경(예담심리상담센터 소장)


출처: 브릿지경제 문화뉴스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6020301000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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