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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칼럼][안미경 소장의 이런 심리]이혼소송이 소모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날짜 2017.04.27 07:19
글쓴이 예담심리상담센터 조회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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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요즘 정치계가 요동친다.
공약과 유세, 정견 대결은 안보이고 서로를 향한 트집과 비방이 난무한다.
속내는 감춰두고 비본질적이고 잡다한 얘기들만 나온다. 오가는 건 많은데 골자가 없다. 

지켜보자니 마치 이혼법정에 선 부부의 공방전이 연상된다. 부부간에 남은 정마저 떨어뜨린다는 이혼소송.
정작 이 자리에 오면 누구나 할것없이 상대의 답변서 내용에 적힌 날짜와 금액, 사건 하나하나에 과민하게 집중하며 방어와 공격, 회피와 폭로를 이어간다.  

정작 핵심은 피해가는 것이 이혼소송의 본질이다.
내가 왜 이혼하려 하는지, 내가 왜 이혼을 안하려고 하는지, 정작 그 진짜 얘긴 오간데 없고
상대방의 잘못과 허물을 낱낱이 까발려 내가 맞고 내 주장이 옳음을 증명하는 데 급급하다.
이혼소송이 할 게 못되는 진흙탕 싸움이라고 하는 이유다.

양육소송도 마찬가지다. 부부가 갈라서게 되면 친권과 양육권을 놓고 아이에게 좀더 나은 양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부모가 누구일까 고민해야 한다.
물론 내 자식 내가 키우고 싶은 당연하다. 그러나 내 욕구와 별도로
나는 어디까지 가능하고 상대는 어디까지 가능한지 가늠하고 인식할 수 있어야 아이의 복지적인 측면을 객관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원하고 내가 놓지 못하겠으면 그때부턴 내가 정당하고 바람직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상대방을 깍아내리고 흠집내는 데 집중한다. 아이의 복지는 온데간데없고 양육권 쟁취가 사수해야 할 고지가 돼버린다.
종종 발견되는 양육권 분쟁 이면에 깔린 심리적 동기들이다. 

얼마전 우울증이 심한 상태로 이혼소송을 낸 남편을 만났다.
우울증으로 피해의식이 높아지면서 아내와의 관계에 자꾸만 주관적인 자기오해가 쌓여 괴로움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함께 온 아내는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이 컸다.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애쓰며 살아왔는데 잘못도 없이 이혼을 요구당하며 가정이 깨지는 기분이 오죽했을까.
당연히 남편에게 노력과 화합을 요구하며 반대했다. 그러나 남편은 울면서 힘든 자신을 놓아주기 원했고 아내는 울면서 자기가 더 감당할 수 없는 남편을 바라봤다.  

엉킨 매듭은 소송기각 소식으로 여지를 보였다. 소송의 소모성을 깨달은 남편이 ‘잠시 멈춤’(Pause) 버튼을 누른 것이다.
아내는 아이치료를, 남편은 개인상담을 시작했다. 서로의 입장 차이 정리와 문제해결에 좀더 시간을 갖기로 했고
아이 돌보기에 우선 집중하기로 했다. 타협의 시작이다.

부부간에 누가 옳고 그르고를 따지는 것이 때론 참 무의미하다.
누가 더 억울하고 고생을 많이 했으며 더 참고 기여했는지 비교하는 것도 의미없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져 보여도 둘이 잘 살면 그만이다. 이혼이 옳고 그르고가 본질이 아니다.
결혼에서 나만 행복한 것도 본질이 아니고 나만 희생하면 되는 것도 본질이 아니다.
결혼의 본질은 두 사람의 관계이고 양육의 본질은 아이 당사자의 복지와 행복이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또는 나만의 욕심 때문에 이혼을 하고 못하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있다해도 비겁하다.
아무리 다급하고 절박해도 핵심을 비껴가지 말자. 속내를 보여라. 그래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글 | 예담심리상담센터 센터장 안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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