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규모 5.4 지진 발생, 지난해 경주 지진에 이어 두 번째 해당하는 규모, 여진 잇달아 수능 일주일 연기, 필로티 구조 건물 문제 지적, 긴급재난문자 등 불안과 공포 엄습 박원순 시장 "내진설계에 예산 투입", 예방과 사후 처리 위한 법규전 논의도 시급
‘[기상청]11-15 14:29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6km 지역 규모 5.5. 지진 발생/여진 등 안전에 주의 바랍니다’ 15일 오후 2시 30분께 약속이나 한 듯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의 경고음이 격하게도 울려댔다. 거리, 극장, 사무실, 지하철, 버스 등에서 동시에 울려대는 경고음은 흡사 재난영화의 한 장면과도 같았다.
경북 포항시에서 시작된 지진 공포가 대한민국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15일 오후 2시 29분 31초 포항시 북구 북쪽 9㎞ 지점에서 규모(Magnitude)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12일 경북 경주의 규모 5.8 지진에 이어 기상청 계기관측사상 두 번째에 해당하는 규모다. 차량이 파손되고 유리창이 깨지는가 하면 건물 벽이 무너져 내리고 실내는 난장판이 됐다. 영일만항을 비롯한 곳곳에 균열이 일었다. 본진이 있기 전 두 차례의 전진(2.2, 2.6)이 있었고 40번을 훌쩍 넘기는 여진(2.4~3.6)이 밤새 계속됐다. 포항 뿐 아니라 경주, 부산 등 일대가 들썩거렸고 멀리 서울, 제주까지도 그 여파가 미쳤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조사에 따르면 15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주택, 상가 등 민간시설을 비롯해 도로와 상수도, 철도, 항만, 문화재 등 공공시설의 피해규모도 급격히 늘고 있다. 16일로 예정돼 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안전과 형평성의 문제로 일주일 연기됐다. 그야 말로 폭삭 내려앉은 필로티(벽 대신 기둥으로 건물을 띄우는 방식) 구조의 건물, 일천한 내진설계율(20%) 등 현실이 고스란히 민낯을 드러냈고 언제 또 들이닥칠지 모를 자연의 경고에 공포는 극에 달하고 있다.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센터장은 “1년 전 경주지진에 이어 재난이 반복되다 보니 한국도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에 불안과 공포가 극심할 것”이라며 “특히 수능을 치러야했던 학생들의 피해가 가장 주목된다. 수능을 앞두고 잔뜩 긴장이 고조되어 있던 차에 지진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쳤으니 매우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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