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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본] [칼럼][안미경소장의 이런심리]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 자살생각 한번으로 고위험군! 날짜 2017.07.25 21:52
글쓴이 예담심리상담센터 조회 760
강남심리상담 심리검사.jpg
(출처: 플리커 www.flickr.com )
 

초중고에서는 해마다 보건 교사 총괄 하에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그리고 중고등학생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정서적 특성을 측정하는 검사를 실시한다.

모든 결과지는 빠짐없이 학부모에게 우편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행여 엉뚱한 결과가 나오지 않도록 검사시행에 대한 사전설명을 충분히 하고 아직 어린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부모도 자녀검사에 참여시킨다.

교육청이 정신보건사업의 일환으로 실시하고 있는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다. 하지만 학교에서 검사실시를 담당하는 상담교사들은 “제발 이 검사 좀 어떻게 해달라”며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실효성 없는 검사를 지속하는 데 대한 의문과 질타가 그들의 입장이다. 단적인 예가 자살사고 경험의 유무를 묻는 단 하나의 문항으로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해버리는 방식에 대한 지적이다.

 

사지선다형 답안에 긍정적인 답을 체크하면 이 학생은 곧바로 고위험군 대상으로 분류된다. 상담교사는 해당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을 해야 하고 면담과 동의과정을 거친 후 2차 재검사를 받도록 해당학생을 관할지역 외부센터나 정신과로 100% 연계시켜야 한다.  

제법 꼼꼼한 과정 같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맥빠지는 결과다. 중요한 질문임에도 아이들이 ‘별생각 없이 대강’ 체크한 경우가 다반사라는 점이다. 보통 5-10% 정도로 한 학교당 약 20명 정도가 고위험군 대상이 되는데 상담교사가 면담을 해보면 “옛날에 자살생각 해본적 있었어서요”라고 가볍게 응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이래저래 귀찮고 싫어서 답을 ‘찍고’ 빠져나간다. 또한 관심받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강조할 수도 있다.

신뢰도와 타당도가 입증된 제대로 된 검사가 아니라 간단한 스크리닝 테스트에 불과하다는 불신과 외면도 현장에서 지적하는 문제다. 10분이면 끝나버리는 30여개 문항의 질문지 한장에 너무 중요한 분류를 의존하고 있다는 것.  

 

검사신뢰도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면서 올해부터 실시되는 검사에는 정서적 불안정성을 측정하는 결정적 문항에 자살사고 외에 자해에 대한 질문 하나가 더 추가됐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현장에서 상담을 담당하는 교사와 상담사들은 여전히 이 검사의 실효성에 망설임 없이 짠 점수를 준다. 한마디로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면담을 해도 외부의 전문센터로 가겠다는 애가 없어요. 그냥 학교에서 해주길 원하며 눌러앉아요. 막상 보내는 경우에도 외부기관의 상담사가 몇 명 안되니까 학교별로 2-3명만 받겠다고 알려와요 그럼 어떡하냐고요? 고위험군 아이를 줄여야죠. 검사로 안되는 부분을 면담하고 또 해서 최대한 추려내고 있어요”  

상담교사의 호소에 따르면 연계기관까지의 물리적 거리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서울 혜화동의 고등학교는 관할구역인 용산지역의 센터로 가서 상담을 받아야 한다. 현실적으로 웬만한 학생들은 그만한 시간적 여유를 내기가 쉽지 않다. 

정서적으로 힘든 아이들을 도와 문제행동의 가능성을 낮춘다는 예방 차원에서 검사의 취지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전문적 도움’이라는 연계가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셈이다. 검사의 수월성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실제로 예방이 되는 시스템을 좀더 쫀쫀하고 확실하게 구축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8세 아동을 살해하는 끔찍한 일을 막는 데 조금이라도 더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글 | 안미경 예담심리상담센터 센터장  

기사원문 : http://www.viva100.com/main/view.php?key=20170724010008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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